스노볼 드라이브 조예은 pdf 다운로드

스노볼 드라이브 조예은 pdf 다운로드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스노볼 드라이브』는 피부에 닿자마자 발진을 일으키고 태우지 않으면 녹지 않는 ‘방부제 눈’이 내리는 재난의 시기를 배경으로, 10대의 절반이 눈 아래 묻힌 채 성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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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빌어먹을 아름다움 『스노볼 드라이브』는 재앙이 일상이 되었을 때 억압과 절망이 어디까지 손을 뻗칠 수 있는지 보여 준다. 방부제 눈은 점점 많이 내려 세상의 더러운 것들을 모두 덮어 버린다. 온통 흰 눈뿐인 도시는 슬프게도 아름답지만 “예쁘다고 생각하면 안 될 것 같”아 아무도 아름다움에 대해 말하지 못한다. 눈을 소각해 없애는 작업장인 ‘센터’에서는 두 주인공 모루와 이월처럼 10대의 절반이 지워진 20대 초반 직원들이 기숙사 생활을 한다. 이들은 함께 자고 함께 밥을 먹고 같은 통근버스를 타고 센터를 오가며 꼭 학교생활을 다시 하는 것 같다고 느끼지만 어쩐지 즐거우면 안 될 것 같아 학생들처럼 자주 웃지 못한다. 내가 웃고 있는 이 시간에도 센터 한구석에서는 직원들이 눈사태로 실종되고 직원의 실종 같은 작은 일에는 구조대가 출동하지 않기 때문에. 그대로 눈에 묻혀 죽음을 맞은 동료의 얼굴을 어느 날 작업 중에 마주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을 눈앞에 두고도 더 이상 아름답다 말하지 못하는 것, 재앙이 삶 깊은 곳까지 침투했을 때의 가장 비참한 결과다. 흰 눈과는 다른 색으로 주인공 모루는 스노볼이라는 의외의 단서를 남기고 실종된 이모의 흔적을 찾아 센터에 남기로 한다. 고된 작업, 건조함에 부르트는 살, 매일 눈 속에서 마주해야 하는 사체들. 그럼에도 이모가 다른 사체와 함께 모습을 드러낼까 봐 모루는 온갖 쓰레기가 모여드는 센터를 떠날 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모루와 같은 중학교를 다녔던 이월이 센터에 취직한다. 이월로부터 새롭게 피어나는 기억들이 있다. 지루하기만 했던 학교, 포도를 먹으며 텔레비전을 보던 평범한 하루, 들뜬 마음이 가득하던 졸업식 풍경 같은 것. 흰 눈에 뒤덮인 세상, 온몸을 가리는 똑같은 방역복을 입고 다녀야 하는 무채색의 현재 속에서 오직 이월만이 모두 각자의 색깔을 가졌던 과거의 시간들을 비춘다. 잊고 있던 예전의 빛깔들이 흑백의 현재와 불투명한 미래까지 물들여 줄 수 있을까. 흰 눈과는 다른 색의 세상이 오기는 할까. 『스노볼 드라이브』는 인아영 평론가의 추천의 말처럼 “어디로도 도망갈 수 없는 세계에서 서로의 손을 맞잡아 더욱 단단해질 수 있는 용기”에 관한 소설이다. 모루와 이월이 함께 내디딜 발걸음은 불확실함 앞에 망설이고 있는 우리에게 무엇보다 단단한 응원이 되어 줄 것이다. 하루 평균 강설량 20센티미터. 총합 150센티미터. 일반 눈과 다른 점은 녹아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짜 눈은 성인 남성의 가슴팍까지 잠길 정도로 쌓였다. 거리의 온갖 쓰레기들, 테이크아웃 컵과 깨진 유리 조각, 담배꽁초, 죽은 시궁쥐, 제대로 닦이지 않은 일회용기 따위도 전부 눈 아래에 묻혔다. 더러운 것은 눈송이가 다 감춰 버렸으므로, 거리는 언뜻 평화로워 보였다. 태우지 않는 한 영원히 녹지 않는 눈 결정체는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일렁이는 물비늘처럼 이쪽저쪽으로 반짝였다. 피해는 더디게 복구되었다. 그사이에 돌이킬 수 없도록 무너지는 것들이 더 많았다. 굶어 죽는 사람들, 외로워서 죽는 사람들, 망하는 사람들, 망해서 죽는 사람들, 답답함을 참지 못해 눈 위로 뛰어들었다가 그대로 발작을 일으킨 사람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외출했다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을 찾아 돌아다니다 돌아오지 못하게 된 사람들. 일은 단순하지만 힘들었고, 녹초가 되어 퇴근 이후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센터에서 궂은일을 하는 데 나이 제한을 둔 이유가 있었다. 어린애들은 겁이 많고 잘 속으며 체력이 좋지만 뭘 모르니까. 시키는 대로 잘 움직이니까. 욕심, 욕심이라고. 순간 내가 욕심 같은 걸 가져도 될 처지인가 싶었으나 그래서 더욱 바라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껏 내가 놓쳐 온 것들이 너무 많아서 지금부터라도 붙잡을 수 있는 것이라면 붙잡고 싶었다. 손에 쥐는 순간 녹아 없어져 버리는 눈송이가 아닌 단단히 쥘 수 있는 것이 필요했다. 돌아오지 않을 사진 속 세상을 추억하는 일이나 이모를 잃어버린 후에 이모를 쫓는 일 같은 건 더 이상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역한 냄새들 사이로 은은한 포도 향이 풍기면 근처 어디엔가 그 애가 있었다. 방독면을 쓰고 일을 하는데도 이상하게 그 포도 향이 선명했다. 신기한 일이지. 전부 똑같은 작업복에 방독면을 썼는데도 그 애를 알아볼 수 있었다. 소설가 조예은은 전작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칵테일, 러브, 좀비』를 통해 일상에 침투한 작은 종말의 조짐들을 꾸준히 그려 왔다. 이번 소설에서는 그 무대를 전 세계로 확장해 재앙 후의 일상이라는 길고도 막막한 삶의 아이러니를 한층 치열하게 보여 준다. 다 망해 버리기를 습관처럼 중얼거리던 일상과, 바람대로 세상이 무너져 버린 뒤에야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삶의 아이러니. 전 인류적 재앙이 낯설지 않은 지금이 모루와 이월의 여정을 바로 곁에서 함께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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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볼 드라이브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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