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김영하 pdf 다운로드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책은 초판의 모습을 보존한다는 취지에 충실했던 지난 개정판들과 달리, 원숙기에 접어든 작가가 세밀하게 다듬은 마지막 결정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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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세간의 이목을 끌며 등장해 한동안 사랑을 받던 많은 작가와 작품이 그사이 잊혀갔다. 현대 한국 소설은 십수 년의 시간도 견디지 못할 만큼 수명이 짧고, 또 어쩌면 시대를 초월하는 작품에 대한 추구도 별로 없는 듯하다. 하지만 김영하는 여전히 건재하고, 덕분에 그에게 두번 째 독자 군이 생겼다. 다양한 경로를 거쳐 비교적 최근 작인 『살인자의 기억법』이나 여행 에세이를 먼저 접한 독자들이다. 이 독자 그룹에게는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가 ‘파격’과 ‘도발’의 대명사였다는 사실이 잘 믿기지 않는다. 동 시대적 공감대를 떠난 소설 전반에 흐르는 퇴폐와 허무의 정서는 과시적 연극적 제스처로 보이기도 한다. 장르와 매체를 막론하고 온갖 자극적인 서사가 차고 넘치는 시대에 ‘이 정도면 클래식’인 것이다. 독자는 늘 새로운 작가의 등장에 열광하지만, 작가에게는 얼마나 오랫동안 계속 쓸 수 있는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작가의 신작은 언제나 자신의 전작들에 맞서는 분투다. 그리하여 김영하의 작품 목록이 성공적으로 업데이트 될수록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점점 더 과거로 밀려난다. 하지만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다른 어떤 소설들보다도 철저히 1990년대 적이었고, 따라서 이 작품은 시간이 흐를수록 유의미한 ‘시대 소설’의 지위를 획득하게 된다. 많은 비평이 이 소설의 이야기 요소들을 즉자 적으로 받아들여 진지하게 분석하지만, 이 작품의 가장 독창적인 측면은 ‘파괴’를 유희의 한 양식으로 다뤘다는 점이다. 소설 속에서 표류하고 질주하고 무너져가는 인물들과 달리, 일관되게 깔끔한 톤과 매너로 자신의 일을 착착 진행 시켜나가는 인물, 즉 안내인이 하고 있는 일은 다름 아닌 ‘글쓰기’다. 안내인의 다른 직업은 예술가고, 그는 잉여로서의 삶이 부과하는 권태를 견디는 수단으로 소설을 택한 인물이다. 어쩌면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김영하라는 신인 소설가가 장차 무수한 독자들을 유인해 자신이 구축한 픽션 세계로 이리저리 이끌고 다니리 라는, 미혹의 피리 부는 사나이를 예고한 소설이었는지 모른다. 이번 개정판 ‘작가의 말’에서 김영하는 이런 얘기를 한다. “이 소설은 한 시대의 산물이고, 세상에 나가 독자를 만난 지도 오래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어느 정도 공공재 처럼 느껴진다.” 김영하의 세번 째 독자는 이 공공재의 일부분으로 기능한다. 작가와 독자는 소설을 매개로 이뤄지는 ‘파괴의 역할놀이’ 에서 각자 맡은 임무를 수행하는 공범자다. 작가의 궁극적 목표는, 어쩔 수 없다고 여기는 삶의 진부함에 의문을 품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고객인 독자는 이 노련한 조력자의 도움을 받아 일상에 박제 된 ‘가짜 나’를 멋지게 부숴버리는 꿈을 꾼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김영하 다운
1. 마라의 죽음 _ 7
2. 유디트 _16
3. 에비앙 _ 49
4. 미미 _ 80
5. 사르다나팔의 죽음 _116
해설 자살의 윤리학(류보선, 문학평론가) _121
개정판 작가의 말 _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