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문 최진영 pdf 다운로드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타인의 슬픔과 아픔을 공감하는 최진영 작가가 이번에는 동생을 잃은 형을 화자로 내세웠다. 형의 섧고 애석한 한숨이 변영근의 부드럽고 배려 깊은 풍경화 속에 퍼져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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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사고사나 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그런 생각에 집중하다 보면 화가 치밀었다. 그렇지 않다는걸 너무 잘 아니까. CCTV에 다 찍혔으니까. 카메라에 찍힌 동생의 동선대로 움직여 본 적이 있다. 동생은 혼자 걸었고 혼자 건물에 들어섰고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았다. 동생을 따라 계단을 올랐다. 층이 바뀔 때마다 비상문 표시가 나타났다. 그 표시를 따라 계속 오르다 보니 정말 대피 하는 기분이었다. 그 끝에 희망이 있다는 표시 같았다. 끝에 다다라 비상문을 열었다. 옥상이었다. 그다음엔? 사람마다 시력이 다르듯 존재의 어둡고 습한 부분을 유독 잘 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남들은 찾지도 못하는 얼룩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남들은 듣고도 들은 줄 모르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 감각이 그쪽으로 유별나게 발달한 사람들. 나는 신우가 그런 사람이었다고 믿는다. 입대한 다음에, 야간 보초 설 때 많이 울었다. 고요한 어둠을 마주하면 신우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는 악마도 잠들어 나를 조롱하지 않았고, 우는 소리를 내서 누군가를 깨우지만 않으면 아무 방해 없이 오래 울 수 있었다. 신우야 왜 그랬어, 라고 백번 물어보다가 신우야 미안해라고 백번 사과하고, 이기적인 새끼 지독한 새끼라고 백번 욕했다. 까만 허공은 신우 대신 내 질문과 사과와 욕을 받아먹었다. 무섭게 무겁도록 짙어지던 밤. 어때서. 자기를 죽이는 게 뭐 어때서. 다들 조금씩은 자기를 죽이면서 살지 않나? 자기 인격과 자존심과 진심을 파괴하고 때로는 없는 사람처럼, 죽은 사람처럼, 그러지 않나? 그렇게 사는 게 죽는 것보다 끔찍할 수있다. 그럼 죽을 수 있지. 죽는 게 뭐 이상해. 달라? 남을 위해 죽을 수 있다면 자기를 위해 죽을 수도 있지. 자기를 구원하는 방법이 뿐인 사람도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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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문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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