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쇄 구병모 pdf 다운로드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위즈덤 하우스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단편 소설 시리즈 ‘위픽(WEFIC)’이 세상을 향해 그 첫발을 내딛는다. 첫 번째 주인공은 구병모 작가다. 《파쇄》는 그녀의 대표작을 무료로 다운로드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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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한국 소설에 가장 강렬하게 새겨진 이름, ‘조각’. 구병모 작가는 대표작 《파과》의 주인공 조각을 통해 한국 소설에서는 유례를 찾을 수 없는 ‘60대 여성 킬러’ 라는 독특한 캐릭터로 새로운 여성 서사를 써 내려갔다. 사회의 최약자로서 차별 받아온 ‘노인’이자 ‘여성’인 인물이 억압 적이고 폭력적인 사회에 ‘킬러’라는 강렬한 이름으로 맞서 싸운 것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12개국에 번역 출간되면서 전 세계 독자들이 열광한 전대미문의 캐릭터 조각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을까. 그 답이 여기 있다. 구병모 신작 소설 《파쇄》는 《파과》의 외전으로 ‘조각’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킬러가 되었는지 그 시작을 그린 작품이다. “저 인간을 죽이기 전에는 여기를 살아서 나갈 수 없”고, “마주한 사람을 제거하기 전에는 그 방에서 나오면 안 되”는 냉혹한 세계로 발을 들인 10대 소녀 조각은 “앞으로의 일을 하기 위해 그녀가 되어야 하는 몸, 이룩해야 하는 몸을 부단히 주입”시키며 “죽음의 과수원”을 가꾼다.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혹독한 훈련을 통해 타인을 부숴버리는 방법을 터득함으로써 결국 자신의 삶도 산산조각 나기를 선택한 조각의 탄생기가 구병모 작가의 압도적인 문장으로 생생히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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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이나 멧돼지가 손발을 묶을 수는 없으니 사람이 산장을 습격했을 텐데, 적이라는 게 있다면 왜 그녀를 죽이지 않고 묶어서 버려두기만 했는지 모를 일. 아닌가. 이미 죽었는데 지나치게 도저한 죽음의 상태를 감당하기 어려워 그 죽음을 알아차리지 못한 척하고 있을 뿐인가. 스스로도 헛갈려서 입으로 후, 바람 소리를 내보고 아파, 살아 있어, 움직여, 육성으로 중얼거려도 본다. 죽은 사람은 이런 소리를 낼 수 없다. 기껏해야 시신의 분해와 함께 뒤늦게 발생하는 휘파람 같은 가스 소리 만을 낼 뿐. 사신을 맞이하는 소리를.